지난 17일 밤.
서울챔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피아니스트 김용배 씨가 인사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갑자기 쓰러졌습니다.
뛰어온 공연장 직원과 기획사 관계자도 어쩔 줄 몰라 하는 사이 객석에 있던 관객 김진용 씨가 무대로 올라가 응급처치에 나섰습니다.
주변에 119를 부르고 자동심장충격기를 가져다 달라고 요청한 김 씨는 심폐소생술에 힘을 쏟았지만 3분이 지나도 변화가 없었습니다.
[김진용 / 한국노바티스 전무·내과 전문의 : 많이 절망적이었죠. 어쨌든 구급대 오기 전까지 시간 벌어서 뇌 손상을 막아야겠다 생각했고….]
불안감이 커질 즈음 의사와 간호사로 알려진 관객 2명이 올라와 힘을 보탰고 자동심장충격기도 들어왔습니다.
그리고 잠시 후 멎었던 김용배 씨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.
김용배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시술을 받고 회복 중에 있습니다.
[김진용 / 한국노바티스 전무·내과 전문의 : 병원에서 의료용 전기 충격기 많이 써봤지만 AED, 자동심장충격기는 처음 써봤는데 중학생 이상 누구나 쓸 수 있게 잘 안내가 돼 있어서 당황하지 말고 대처하시면 (좋을 것 같습니다.)]
앞서 지난 2015년 대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.
단상에 있던 지휘자가 갑자기 쓰러져 관객 몇 명이 무대로 뛰어 올라가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를 시행했던 겁니다.
다른 관객들도 119 구급대가 도착하자 환자 이송로를 만들며 '골든타임' 확보에 한몫했습니다.
[줄리안 코바체프 / 대구시향 상임지휘자 : 처음 대구에 왔을 때 제 심장을 여기 두겠다고 했는데 대구가 제 심장을 살렸습니다.]
위급한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이어간 빛나는 순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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